남극해의 탄소 흡수, 배출 중단 이후 역전될 수도 있다
모델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해양 지역인 남극해가 순배출 제로 이후 수백 년 동안 오히려 주요 탄소 배출원으로 바뀔 수 있으며, 이는 탄소 제거로 온난화를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는 기대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거대한 탄소 흡수원, 그러나 이미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
남극 대륙을 둘러싼 바다인 남극해(Southern Ocean)는 다른 어떤 단일 해양 지역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합니다. Community Earth System Model version 2(CESM2)를 사용한 한 연구에서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은 전 세계 해양이 흡수하는 인위적 이산화탄소의 연간 총량 중 약 40~50%를 차지해 왔습니다. Nature에 게재된 별도의 분석은 1870년부터 1995년 사이 이 지역이 전 지구 해양 탄소 흡수량의 약 40%를 차지했다고 보고합니다.
이 흡수원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살펴보기에 앞서, 한 연구는 최근 과거에도 이것이 얼마나 정확히 측정되어 왔는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연구자들은 남극해의 탄소 흡수량을 추정하는 데 사용된 머신러닝 기법이 지난 30년 동안 해양 생지화학 모델의 추정치와 비교해 연간 약 4억 톤의 탄소만큼 이를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원인은 해수면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치가 언제, 어디서 수집되었는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측정치는 농도가 낮은 여름철에 수집된 반면, 농도가 높은 겨울철 측정치는 훨씬 드뭅니다. 남극해 대부분 지역에서 1992년부터 2021년까지 30년 동안 실제로 측정이 이루어진 달은 4개월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이 대부분 여름철 자료로 예측 모델을 훈련시키면, 그 모델은 겨울철 조건을 정확히 추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특히 겨울철 물이 머금은 이산화탄소량을 과소평가합니다. 남위 60도 이남 해역에서는 보정 없이 모든 달의 자료로 모델을 훈련시켰을 때 해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평균 5.77마이크로기압만큼 과소평가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겨울철 측정치의 비중을 더 균형 있게 맞추고 모델이 예측에 사용하는 변수들을 조정해 재훈련하자, 이 격차는 거의 0에 가깝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남극해의 물리적 운명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이 지역이 얼마나 강력한 탄소 흡수원인지에 대한 추정치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처 1, 2
흡수원이 배출원으로 뒤바뀔 수 있는 이유
측정 문제와는 별도로, 새로운 모델링 연구는 인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추가 배출을 멈추거나 심지어 적극적으로 이를 제거하기 시작할 경우 남극해의 탄소 흡수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묻습니다. Seoul National University의 Yechul Shin이 이끄는 연구팀은 CESM2로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두 가지 이상화된 미래 경로를 시험했습니다. 하나는 배출량이 0으로 떨어진 뒤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순배출 제로 도달 이후 인류가 한발 더 나아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경우입니다.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들어가는지 나오는지는 대기와 해수면 사이의 이산화탄소 압력 차이에 달려 있으며, 탄소는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흐릅니다. 배출량이 늘어날 때는 대기가 해수면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있으므로 기체가 물속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연구에 따르면 순배출 제로 이후 대기 중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 압력 차이가 역전되며,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신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하기 시작합니다.
모델 상에서 남극해는 앞서 설명한 순배출 제로 및 순배출 마이너스 단계 동안 순 탄소 흡수원에서 상당한 규모의 배출원으로 전환됩니다. 연구자들이 '회복 기간(restoring period)'이라 부르는, 시뮬레이션 상 대략 2300년에서 2400년 사이 동안 이 지역은 순배출 제로 시나리오에서 연간 약 3억 3천만 톤의 탄소를, 적극적 탄소 제거를 포함한 시나리오에서는 연간 약 3억 5천만 톤을 배출합니다. 이는 시뮬레이션 초기인 2000년대 초에 같은 지역이 연간 약 1억 톤을 흡수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줄어들면 다른 해양 지역들도 흡수력이 약해지지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의 전환은 남극해에서 연구된 어느 지역보다도 뚜렷했습니다.
CESM2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전환에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작용합니다. 첫째, 남극해는 흡수한 열을 탄소와 함께 엄청난 양으로 심해로 끌고 내려가는데, 이 열이 서서히 다시 표층으로 올라오면서 더 따뜻해진 물은 용존 기체를 덜 머금게 되어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갑니다. 둘째, 표층수가 따뜻해지면 밀도가 낮아져 아래쪽의 더 차갑고 밀도가 높으며 알칼리도가 높은 물과 잘 섞이지 않게 됩니다. 알칼리도(alkalinity)는 특정 플랑크톤의 껍질과 관련된 해수의 특성으로, 물이 화학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에서는 혼합이 줄어들면 표층으로 올라오는 알칼리도도 줄어들기 때문에, 물이 대기로부터 추가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는 이 두 번째 효과를 지역적 온난화와 함께 작용하는, 전 지구적으로 균일하게 나타나는 표층 알칼리도 감소로 설명합니다.
출처 2, 4
지구 냉각 노력을 얼마나 지연시킬 수 있는가
CESM2 연구와 이에 대한 외부 논평에 따르면 그 여파는 바다 자체를 넘어섭니다. 전 세계가 순배출 제로에 도달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모델 시나리오에서, 남극해의 대기-해양 탄소 교환은 오늘날 연간 제곱미터당 약 3그램의 탄소를 흡수하던 것에서 2400년까지 연간 제곱미터당 8~9그램을 배출하는 상태로 바뀝니다. 순배출 제로 이후 적극적인 이산화탄소 제거를 포함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대기 중 농도가 오히려 약 50년간 다시 상승한 뒤 오늘날과 비슷한 수준인 약 425ppm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반면 탄소 제거가 없는 경우에는 농도가 더 높은 약 590ppm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ETH Zurich의 Nicolas Gruber는 이러한 역학을, 배출량이 늘어나는 동안 바다에 피스톤을 밀어 넣었다가 피스톤을 다시 들어 올리면 이산화탄소가 도로 튀어나오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이번 새 연구가 앞서 설명한 열과 알칼리도라는 두 가지 피드백을 제시하며, 이 배출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증폭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언급했습니다. 역시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University of Southampton의 Alberto Naveira Garabato는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 변화가 전 지구 탄소 예산에 미치는 영향이 대규모의 새로운 배출원을 추가하는 것에 필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Yechul Shin은 이러한 전환의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그 결과 남극해가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는 현상은 배출량이 줄어든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에 역행한다고 말했습니다. Gruber는 이 상황을 차를 벽에 들이받은 뒤 후진으로 빼내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고 해서 피해가 단순히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그 이유는 이후 나타나는 해양 시스템이 이전에 존재했던 것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들은 순배출 제로에 더 빨리 도달해 남극해의 온난화를 멈출수록, 이 바다가 궁극적으로 배출할 이산화탄소의 양은 더 적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출처 2, 4
아직 풀리지 않은 것들
New Scientist는 이번에 모델링된 시나리오들이 반드시 현실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이 시나리오들은 순배출 제로가 2125년 또는 2025년에 이루어지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대 700ppm에 이른다고 가정하는 반면, 영국과 유럽연합 회원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이르면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이산화탄소 제거량은 여전히 지속적인 배출량에 비해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한 재정 지원을 받은 연구 프로젝트는 또 다른 불확실성의 원인인 폭풍의 역할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하는 남극해 중위도 저기압들은 수중 글라이더를 이용한 관측 결과, 탄소가 풍부한 아래쪽 물을 위로 끌어올려 섞으면서 이산화탄소 방출 사건을 촉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폭풍은 기후 변화로 인해 향후 100년 동안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측되며, 연구자들은 이 지역 탄소 순환에서 폭풍이 전반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잘 이해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폭풍 활동과 탄소 순환 사이에 잠재적으로 크지만 아직 탐구되지 않은 피드백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측정 범위의 불균형으로 인해 기존 탄소 흡수원 추정치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발견은, 현재의 기준치조차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Nature에 게재된 연구는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요트나 자율 부이 등을 활용한 더 나은 자료 수집과 함께 개선된 모델링 알고리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여러 흐름들은 남극해의 탄소 수지가 일반적으로 가정되어 온 것보다 파악하기 더 어렵고, 향후 기후 결과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줍니다.
출처 1, 3, 4